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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와 영화, 기타11

살로 혹은 소돔의 120일 은 사드 후작의 을 원작으로 한 영화로 파졸리니의 마지막 작품이다. 요모타 이누히코의 에 따르면, 살로는 이탈리아 롬바르디아주 브레시아도에 위치한 도시로,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곳이다. 살로라는 이름에는 이탈리아의 암울한 역사가 담겨있다. 1943년 무솔리니를 체포한 연합군은 무솔리니의 뒤를 이어 새로운 총리로 피에트로 바돌리니를 내세웠다. 바돌리니는 이어 휴전 협정을 체결했고 이를 배신 행위로 간주한 독일이 무솔리니를 탈출시키고 이탈리아 사회공화국을 수립한 곳이 바로 살로다. 그렇게 탄생한 살로공화국은 독일군을 지지했고 공포 체제에 돌입했다. 이 시기 독일군은 770명의 주민을 학살했고 파졸리니는 영화에서 도로 표지판을 등장시켜 배경이 살로임을 보여주고 있다. 원래 살로는 세르조 치티가 기획한 것.. 2023. 3. 5.
베드로의 장렬, 그리고 심정호흡 어렸을 때 애거사 크리스티와 코난 도일의 셜록 홈스, 그리고 뤼팽 시리즈를 즐겨 읽긴 했어도 미스터리 소설에 그리 큰 관심을 기울인건 아니었다. 추리 소설, 또는 탐정 소설이라는 장르에 대해서도 무지한 시기였다. 일본 소설은 하루키로 시작해 이런저런 책을 읽었지만 미스터리 쪽은 관심이 없었던 터라 나중에서야 접하게 되었다. 그러다 우연히 미야베 미유키의 를 접하고 일본 미스터리에 발을 들어섰다. 그것도 내용에 흥미가 있어서라기 보다 옮긴이 후기가 마음에 들어 카페도 가입했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일본 미스터리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 계기는 스기무라 사부로 시리즈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좋아하는 일본 미스터리는 미야베 미유키의 (원제: 기나긴 살인)>지만 스기무라 시리즈는 각별하다. 베드로의 장렬은 시.. 2023. 3. 4.
성스러운 거미 영화는 2000년에서 2001년 동안 순교자의 땅이라 일컫는 이란의 성지 마슈하드에서 16명의 매춘부를 살해한 연쇄살인마 사이드 하나이의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했다. 위키에는 16명에서 19명이라고 나오는데 당시 사건을 외면했던 경찰의 행태를 보면 19명에 가깝지 않을까 싶다. 감독 알리 아바시는 살인 사건이 벌어지던 무렵 테헤란에서 학생 신분이었고 영웅으로 칭송받던 사이드와 경찰의 행태를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다 2002년 기자 미지하르 바하리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를 보고 영화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 검색하니 마침 다큐에 대해 상세히 소개한 사이트가 있었다. http://www.filmsufi.com/2015/05/and-along-came-spider-maziar-bahari-2003.html .. 2023. 2. 11.
이상한 나라의 가가리 사이코패스 레전드 는 사이코패스 스핀오프로, 소설과 드라마시디로 나왔으며 가가리의 어린 시절과 집행관으로 채용되어 잠재범을 추적하는 사건을 다루고 있다. 모두 5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1장과 2장은 잠재범으로 판단되어 교정 시설에 갇혀 자란 어린 시절과 집행관으로 채용되기까지 시기를 다루고 있다. 교정시설 시기는 이 이야기의 중요한 모티브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접점이 이뤄지는데, 가가리의 삶에서 중요한 인물인 옆방 친구와 일화와 집행관으로 채용되어 맡은 첫 번째 임무까지 다루고 있다. 나머지 3장에서 5장까지는 본격적으로 사건을 맡아 추적하는 내용. 드라마시디는 상권과 하권으로 나뉘어 상권은 1장과 2장 내용을, 하권은 3장에서 5장까지. 이야기는 가가리가 아카네를 집에 초대해 자신이 만든 요리를 함께.. 2023. 2. 5.
가재가 노래하는 곳 원작 소설을 읽지 못한 채로 줄거리만 대충 안 상태에서 1차 관람했고 영화 보고 나오자마자 전자책을 구매해 읽었다. 영화는 소설 형식을 충실히 따라가며 변화를 주어 다른 느낌이 드는데 작가가 영화를 통해 뭘 보여주고 싶어하는지, 또 소설에서는 뭘 보여주고 싶어하는지 차이가 느껴져 흥미로웠다. 어떤 장면은 글로 접해야 와닿고 또 어떤 장면은 영상을 통해 인상깊게 다가온다. 글로 묘사하기엔 부족한 습지 풍경이 그럴 것이다. 마지막에 진상이 밝혀지는 장면은 소설에서는 서서히 밝혀지는 형식이지만 영화에서는 응축해서 단숨에 보여준다. 하지만 그 편이 더욱 극적으로 보이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사람들의 편견에 맞서는 이야기지만 한편으로는 그 점을 잘 이용한, 아주 영리한 작품이었다. 영화와 비교해서 읽으니 비슷하지.. 2022. 11. 10.
루이스 웨인의 전기적 삶 영화는 루이스 웨인이 아버지를 여의고 집안의 가장이 되어 어머니와 다섯 여동생들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스무살 때부터 시작한다. 어린 시절 이야기는 평생 트라우마가 되었던 배를 타고 가다 생긴 사건을 보여줄 때 간간이 설명하는 식이다. 전기 영화이지만 어린 시절부터 다루지 않음에 아쉬움이 남지 않는다. 영화에서 주어진 정보 만으로도 그의 어린 시절이 어땠을지 충분히 상상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위키에 나온 내용을 조금 덧붙이자면, 그의 아버지는 직물상이었다. 영화에서 루이스 웨인이 (나중에 아내가 될) 가정교사 에밀리의 파란 숄을 눈여겨 보고 멋지다고 칭찬하는 장면이 있는데 직물상이었던 아버지 덕분에 어려서부터 옷감에 대한 안목을 길렀기 때문일 것이다. 에밀리는 죽기 전 날 숄 조각을 루이스의 일기.. 2022. 4.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