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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드] 탐정의 탐정

디멘티토 2022. 4. 5. 11:35
 
 

작성: 2016년12월30일

탐정의 탐정은 2015년 여름 후지텔레비전에서 방영된 드라마로, 마쓰오카 게이스케의 소설 <탐정의 탐정>을 각색했다. 원작은 2014년 11월에 처음 출간된 이래 2편은 12월, 3,4편은 2015년 3,7월 발매라는 무척 빠른 간행 시기를 보인다.


기존 미스터리에서 다소 비현실적으로 묘사되며 양식화되었던 탐정업계를 다양한 자료 조사를 통해 현실적으로 그려낸 하드보일드 소설로 화제가 되었다. 또한 마쓰오카 게이스케 사무소에서는 이 시리즈를 정식으로 상표 등록까지 해놓았다. 소설에서 비현실적이었던 탐정업계를 현실적으로 묘사한다는 취지에 비롯되었는지는 몰라도 탐정을 탐정한다는 제목은 자못 의미심장하다. 이렇듯 화제를 모은 소설은 인기를 모으며 출간된지 1년만에 드라마화 되었다. 캐스팅 과정에서 주연인 사사키 레나에 가장 어울리는 배우로 기타가와 게이코가 손꼽혔고 그대로 캐스팅되었다. 하여 드라마가 방영되는 시기에는 기타가와 게이코 이미지를 쓰기도 했다.


하드보일드 풍이면서도 엔터테인먼트 측면이 강한 원작 스타일을 따르며 드라마 역시 강도 높은 액션을 선보인다. 기타가와 게이코는 이전까지 연기력 논란이 많았는데 이 드라마를 통해 연기에서도 진일보된 모습을 보였다(하지만 이 드라마 이후로는 안 봐서 그 연기력이 유지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사사키 레나는 끈질긴 스토킹 끝에 살해된 여동생의 죽음에 탐정이 개입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업계로 뛰어든다. 레나의 여동생은 오랫동안 스토커에 시달렸고 그래서 아무도 모르게 시골로 보냈는데, 스토커에 고용된 탐정이 여동생을 찾아내어 정보를 제공했다. 여동생이 살해된 결정적 이유가 탐정때문이었음을 알게 된 레나는 탐정을 찾아내기 위해 탐정사무소 조사원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사무소 구인 광고를 보고 들어왔으며 여동생의 동창이기도 했던 미네코리 고토하와 콤비를 이루며 정체불명의 탐정을 찾는다.
탐정을 쫓는 큰 틀 안에서 매회마다 벌어지는 각기 다른 사건을 해결하는 형식으로 구성된 드라마는 몇몇 세부적인 사항을 제외하고는 원작 그대로 가져왔으며 촘촘하게 짜여진 스토리는 긴장감을 불러 일으킨다. 또한 콤비로 활약하는 사사키 레나와 미네코리 고토하의 관계 변화도 볼거리 중 하나.


이 작품에서 가장 흥미로운 인물은 레나를 탐정으로 키운 스마 리서치 사장 스마 야스오미로 드라마에서는 이우라 아라타가 맡았다. 드라마로 오면서 캐릭터 연령에 변화를 주었는데 주연들의 연령대는 높아지고 조연들은 낮아졌다. 소설의 스마 야스오미는 50대 백발 신사인데 비해 드라마에서는 40대이다. 옷맵시가 좋다는 설정때문인지 그의 패션은 차분하면서 세련된 스타일을 보여주는데, 소설판은 수트차림인데 반해 드라마에선 좀더 캐주얼한 차림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이 인물의 속은 아무도 모른다. 언뜻 친절하고 정의로워 보이지만 실은 정반대인 성향을 지녔고 진의를 파악하기 힘든 수수께끼의 인물이다. 그는 모든 탐정은 크건 작건 위법적인 행위를 하게 마련이라 여기고 있으며 자신 역시 그런 수법에 능통하다. 또한 법에 저촉되지 않으면서도 은밀히 쓰이는 탐정 기술을 누구보다 많이 알고 있는 인물이다. 복수심에 사로잡혀 탐정이 되기위해 리서치를 찾은 사사키 레나에게 그가 해준 충고 역시 자신을 포함해 이 바닥에서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이다.

만화에서는 그의 그런 일면을 드라마보다 더 잘 묘사하고 있다. 예를 들면 사사키 레나를 이용하는 것 아니냐면서 레나를 통해 뭘 하려는 속셈이냐고 묻는 고토하의 말에 아무말도 하지 않는 스마는 조력자이면서도 방관자적인 태도를 취한다. 스마는 레나가 일 하다 죽어도 '그런가요. 그거 참 안타깝게 되었군요' 하며 아무렇지 않은 얼굴을 할 인간이다. 진정한 배후 인물은 누구인가 묻는다고 했을때 가장 먼저 손꼽힐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