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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사서정-마루야마 가오루

고대 어떤 나라를 배경으로 한 중화풍 판타지 만화로, 서고인 장서루(蔵書樓)의 비밀을 둘러싼 궁정 암투극으로 요약해 볼 수 있는데 몇몇 설정이 이채롭다. 사서정은 장서루에 있는 모든 책 정보를 암기하고 있는 일종의 인공지능과 같은 존재로, 본래는 인간이었으나 사서정의 사명을 부여받은 순간부터 본래의 자아가 사라지고 신체기능도 전혀 하지 못한 채 오직 사서로서만 기능한다. 이 사서정을 돌볼 시녀로 기비가 들어오면서 하나씩 변화한다는 줄거리인가 본데, 첫 권이기 때문에 사서정을 제외한 다른 비밀은 밝혀지지 않았고 세계관을 비롯해 몇몇 인물에 대해서만 소개가 되었다.. 시대극 판타지라는 점과 서사 구조를 비롯한 몇몇 요소가 비슷하기 때문인지 잠깐 아마츠키가 떠오르기도 했는데, 장서루를 비롯한 사서정의 비밀은 ..

책과 영화를 통해 만나는 사람들

루엘 관련 포스팅에서 원래 하려던 이야기가 있었는데 내용이 길어질 것 같아서 슬그머니 뺐는데 원래 올리려던 사진은 이거였다. 어릴 때 아버지가 무턱대고 구입한 전집에는 명화집도 있었는데 서양화 전집은 내가 가지고 있지만 한국화 전집은 모종의 이유로 사무실에 있다. 그것도 상당히 좋은데 암튼. https://twitter.com/dimentito/status/1566741097317289984?s=46&t=iVA7UKTnelJlBrmKV0k1nw 트위터에서 즐기는 디멘티토 “그 중에서 가장 아끼는, 이사다닐 때마다 꼭 챙겼던 책은 세계의 명화. 애장품 목록 중 첫 번째 보물. 크기는 영화 포스터보다 조금 더 크고 전체 무게는 케이스까지 해서 11킬로그램 쯤? 안타 twitter.com 어려서 그림에 관심이..

스치는 단상 2023.01.29 (2)

좋아하는 걸 발견하는 순간

현재 내 휴대폰에 담긴 음악은 조르주 치프라, 사이코패스 드라마시디, 미야노 마모루의 외딴섬 악마 낭독, 46번째 밀실 드라마시디 그리고 팝송과 제이팝, 중국노래가 섞인 노래모음이 있다. 딱 하나 있는 노래 앨범은 제목도 넣고 재생 순서도 신경을 많이 썼다(죽 들어보고 비슷한 분위기, 같은 국가끼리 맞춘다) 치프라 앨범을 빼놓고는 주기적으로 내용을 바꾸는 편인데 최근에 노래 앨범에 변화를 줬고 몇 곡을 뺀 후 새로운 곡을 넣어 순서를 바꿨다. 그 중 하나가 루엘의 노래다. https://youtu.be/UsJHGTt4sDs 유튜브에서 우연히 들었는데 루엘의 다른 곡은 별다른 감흥이 없었는데 이 곡은 어쩐지 서글픔이 묻어나 가슴을 파고들었다. 그 뒤로 계속 귀에 맴돌아 결국 음원사이트에서 구입해 앨범에 집..

보고 듣고 2023.01.28 (4)

올해의 베스트 2022

한 해를 정리하는 올해의 베스트 중 트위터에서 못다한 말을 간략하게 덧붙인다. https://twitter.com/dimentito/status/1608666792230277125?s=20&t=-R7wYwPCpIfBQDi4kLYVag -국외소설 트레버 모리스 변발의 셜록 홈스는 출간되기 전부터 소식을 들어서 기대를 많이 했는데 읽어보니 예상을 뛰어넘는 수작이었다. 말미에 실린 저자의 인사에 따르면, 이 소설은 홍콩사람인 저자가 셜록 홈스에게 보내는 연애편지인 동시에 셜로키언인 저자가 홍콩에 보내는 연애편지다. 그렇게 런던 베이커 거리의 셜록 홈스는 홍콩으로 건너와 푸얼이 되어 활약한다. 각 편의 제목과 내용은 원전을 충실히 따르면서 청나라 말기 홍콩 상황을 그려내고 있다. 미스터리이면서 역사 소설인 셈이..

아야쓰지 유키토에 대한 추억

마스토돈에 올렸던 내용을 정리해 옮겨놓는다. 한창 트위터 위기설이 돌 때 대체제로 마스토돈에 계정을 만들었고 글도 몇 꼭지 썼는데 영 적응이 되지 않아 어찌할까 생각중이다. 그래서 몇몇 글은 여기에 정리해 남겨두고자 한다. ------------------------------------------------ 예전에 지인분이 아야쓰지 유키토의 작품이라면 논문을 쓸 수 있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는데, 난 접하기 전부터 오노 후유미 때문에 비호감이었다. (왜 비호감인지는 예전에 작성한 트위터 타래를 옮겨와 정리) 오노 후유미의 대표작은 십이국기지만 난 그 전에 고스트 헌트로 알게되었다. 고스트 헌트는 처음 이라는 제목으로 나왔고, 이후 개정판으로 다시 나오며 라는 제목으로 바뀌었다. 그러면서 만화와 애니메이션..

책을 둘러싼 모험 2022.12.20 (2)

마슈 키리에라이트의 모험

그냥 지나가려다 결국 3권만 보게 되었는데 여전히 무슨 소리인지 알 수 없다. 다만 블로그에서 이야기 한 부분만 옮겨 봤다. 블로그 원문은 https://note.com/nenkandokusyojin/n/ncd411bb9348b リヨ、 TYPE-MOON 『マンガで分かる! Fate/Grand Order』 : 〈女主人公〉殺し : 探偵マシュ・キリエ 書評:リヨ(著)、TYPE-MOON(原著)『マンガで分かる! Fate/Grand Order』(1〜3)(KADOKAWA) 私は、ゲームを一切しないので、かの有名な『Fate』についても、「どうも、アダルトゲームから始まっ note.com 원작 페이트 그랜드 오더에서 마슈 키리에라이트의 모습은 다음과 같다. 일부분만 옮겼고 게임에 대한 비판 관련 내용으로 게임을 대상으로 한 비판이 ..

[영화] 가재가 노래하는 곳

원작 소설을 읽지 못한 채로 줄거리만 대충 안 상태에서 1차 관람했고 영화 보고 나오자마자 전자책을 구매해 읽었다. 영화는 소설 형식을 충실히 따라가며 변화를 주어 다른 느낌이 드는데 작가가 영화를 통해 뭘 보여주고 싶어하는지, 또 소설에서는 뭘 보여주고 싶어하는지 차이가 느껴져 흥미로웠다. 어떤 장면은 글로 접해야 와닿고 또 어떤 장면은 영상을 통해 인상깊게 다가온다. 글로 묘사하기엔 부족한 습지 풍경이 그럴 것이다. 마지막에 진상이 밝혀지는 장면은 소설에서는 서서히 밝혀지는 형식이지만 영화에서는 응축해서 단숨에 보여준다. 하지만 그 편이 더욱 극적으로 보이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사람들의 편견에 맞서는 이야기지만 한편으로는 그 점을 잘 이용한, 아주 영리한 작품이었다. 영화와 비교해서 읽으니 비슷하지..

보고 듣고 2022.11.10

통영에 다녀옴

기록 차원에서 간단하게 언급하고 추후 내킬 때마다 수정하는 걸로. 1박2일로 통영에 다녀왔다. 전부터 가려고 마음 먹었지만 시국이 시국인지라 기회를 엿보다가 드디어 다녀왔다. 지인이 어디 갈지 끊임없이 변경하면서 일정 짜는데 무척 고심했고 돌아다니는 내내 설명을 해주는 등 신경을 많이 써줬다. 누군가가 나를 위해 그토록 애를 쓴다는 사실은 무척 기쁜 일이다. 통영은 이번이 처음인데 윤이상과 박경리의 고향이고 음악제가 열리는 도시로만 알고 있었다. 돌아다녀 보니 도시 곳곳이 예술적으로 세심하게 꾸며져 있었고 예술의 도시답게 참 아름다웠다. 지인으로부터 통영의 역사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 덕분에 돌아올 때 쯤에는 친숙한 느낌이 들었다. 가장 기억에 남은 곳은 윤이상 기념관으로 투사 이미지가 강..

스치는 단상 2022.05.19

[전시회] 테이트 미술관 특별전 '빛'

근래 본 전시회 중 가장 돋보여서 애초엔 길고 자세하게 쓰려고 마음 먹었고 꽤나 의욕적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런 의욕은 점점 사그라들고 어느덧 부담만 남았다. 급기야는 거의 포기 상태에 이르렀다. 말을 잃어버린 느낌이 든다. 이러다가는 아무 것도 쓰지 못할 것 같아 간단하게나마 적기로 했다. 북서울 미술관은 처음 가봤는데 왕복 네 시간이 걸렸다. 가고자 한다면 꽤나 거창한 각오를 해야할 것 같다. 이번 전시회에서 마음에 들었던 작품들은 현대 미술이었는데 빛이라는 개념을 효과적으로 구현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 물리적 장치로 표현된 빛은 신비롭고 정적이며 때로는 경이롭기까지 하다. 명상이나 선의 단계로까지 확장 가능할 것 같은데 그러고보면 요즘 현대 미술은 그런 측면이 두드러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보고 듣고 2022.05.19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비창' 3악장-이고르 레비트

같은 곡이라도 연주자마다 다른 음을 내는건 당연할진대 유독 귀에 들어오는 날이 있다. 오늘 아침 '출발FM과 함께'에 나온 베토벤의 비창은 이고르 레비트 버전이었다. 이 곡은 드라마를 통해 각인된 것도 있어서 그후로 주의를 기울이게 되는데 오늘은 더 그랬다. 이고르 레비트는 이름만 들어 알고 있었지 신경 써서 들은 적이 없는데 피아노를 치고 싶게 만드는 연주자였다. 적어도 오늘 아침에는 그랬다. 한 음 한 음 똑 부러지듯 명확한 연주때문인지 비창 특유의 애틋한 감상에 젖을 틈이 없었다. 아니, 그런 감성을 거부하는 것처럼 들리기도 했다. 스스로를 운동가(Activist Mensch)라고 칭하는 이답게 연주 또한 역동적인 느낌을 줬는데 그러면서 묘하게 정적이고 왠지 모를 공허함이 스며있다. 그 스치듯 지나..

보고 듣고 2022.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