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를 좋아해 사계절 중 가장 좋아하는 시기도 장마철이다. 눅눅한 습기와 곰팡이가 지배하는 시기임에도 좋아하는 마음을 거두지 않고 있다. 하지만 좋아하는 마음에는 늘 죄책감이 서린다. 때가 때인지라 태풍이 불고 수해라도 나면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 미안해지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마음과 재난은 관계가 없을 듯 하지만 죄책감은 쉬이 가시지 않는다. 저번에 주말에 비가 쏟아졌는데 문득 이 책이 생각났다. 이치카와 다쿠지의 초기 단편 세 편을 묶은 단편집으로, 국내에도 번역되었지만 지금은 절판되었다. 오래 전에 번역서만 보고 말았는데 마침 저렴한 가격에 팔고 있길래 원서를 구입해 다시 봤다. 처음 보고 제목에 반해 읽었고 깊은 우울에 빠진듯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는데 원서로 다시 읽으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