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듣고

[일드] 돌의 고치, 수정의 고동

디멘티토 2022. 4. 5. 11:35
 

 

 


작성:2016년 12월 27일
-경시청 수사1과 11계 시리즈
올해 일본은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가 풍성한 해였다. 물론 그간에도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가 없지 않았으나 올해만큼 다양하게 만들어진 적이 있을까 싶다. 아사미 가즈시 원작 수사1과 11계 시리즈도 그 중 하나이다. 2011년에 처음 출간된 이 시리즈는 총 8편이 나와있으며 최신판은 올해11월에 출간되었다.그리고 작년 WOWOW에서 1편 돌의 고치가, 그리고 올해 3편인 수정의 고동이 드라마로 만들어졌다.

 


주인공은 기사라기 도코. 이제 막 11계로 부임한 신출내기다. 여성 형사가 드문 경시청에서 여성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오게 되었다. 원작과 드라마에서 그려지는 기사라기 도코는 조금 다른데, 소설에서는 보기 힘든 여성 수사관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줘 뛰어난 감각으로 펼치는 개인적인 수사 능력을 부각시킨 반면, 드라마에서는 팀 플레이쪽을 강화시켰다. 따라서 원작에 없는 설정이 추가되었고 좀더 드라마틱한 전개로 두 편이 이어진다.

이 드라마는 유난히 팀원들끼리 무언가 같이 먹는 장면이 많은데 팀원들끼리 회의도 거의 카페에서 진행된다. 이런 장면은 무거운 분위기를 경감시키는 효과를 주며 정겨운 느낌이 든다. 하지만 풀샷으로 보여주는게 아니라 인물별로 따로 잡기 때문에 개별 장면에서 보면 같이 식사하는 건지 애매하다. 전체적인 구도가 조직성을 우선시하지만 이런 장면을 통해 각 인물의 성격이 어떤지 보여주기 위한 연출일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기사라기 도코가 난관에 부딪혀 슬럼프에 빠져 있을 때 역시 실마리를 잡는 장면 또한 식사를 통해 보여준다. 특히 아버지를 대신하는 듯한 상관과의 식사 장면은 롱테이크로 잡아 기사라기가 위로받는 과정을 세밀하게 보여주는데 한솥밥을 먹는 이를 식구라고 한다면 이런 장면들은 식구같은 존재임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덧)그때 볼 때는 이런 장면들이 참 따뜻하다고 여겼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유난히 식구, 단결성에 집착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팀내 유일한 여성이면 자칫 모난돌로 취급받기 쉬운데 이 드라마는 조직에 융화되는 장면 또한 부드럽고 친숙하다. 팀원들은 신참이라고 해서 무시하지 않으며 능력을 인정하고 편견없이 조직의 일원으로 받아들인다. 그러한 점은 수사대 총 책임을 맡은 상관들도 마찬가지이다.  그런 분위기 속에 기사라기 도코는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며 한 사람의 수사관으로 성장해 간다. 이 드라마가 돋보이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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