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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 펜즐러의 크라임 칼럼 <맨헌트> 비화

미스터리 매거진에 정기적으로 기고하는 오토 펜즐러의 칼럼 원제목은 '크라임 칼럼'이다. 하지만 내용이 늘 허무해서 개인적으로 허무한 칼럼이라 부르고 있다. 간혹 재미있을 때가 있긴 하지만 그래봐야 새발의 피다(야박한가. 하지만 어쩔 수 없다) 하여 여기서는 계속 허무한 칼럼이라 부르겠다. 근데 이번호 내용이 조금 재미있다. 제목에 쓴대로 하드보일드 잡지 의 비화에 대한 내용이다. 역사적으로 유명한 하드보일드 잡지라 하면 *1920년 기자 헨리 루이스 멘켄(Henry Louis Mencken)과 드라마 비평가 조지 진 네이선(George Jean Nathan)이 창간한 펄프 잡지 겠지만 그와 쌍벽을 이루는 잡지가 1952년부터 1967년 사이에 발행된 이다(표지들이 하나같이 천박해서 그나마 좀 나은걸로 가..

[영화] 피아니스트의 전설

이 영화를 처음 접하게 된건 친구를 통해서였는데 순전히 제목에 끌려 봤다. 물론 피아니스트라는 제목의 영화가 있지만 이건 전설이 붙었으니까. 보고나서야 폭풍우 치던 밤 나인틴헌드레드가 맥스를 옆에 두고 피아노를 치는 장면이 유명하다는걸 알게 되었다(친구가 이야기 해주기도 했지만) 그렇게 스쳐 지나간 영화였는데 잘 가는 영화관 상영 목록에 떠서 오랫만에 다시 봤다. 안그래도 큰 화면으로 보고 싶었거든. 비록 영화관 스크린과 사운드가 썩 좋다고는 할 순 없지만 그것만 해도 어디인가. 그 사이 원작도 출간되었던 터였다. 영화로 먼저 접해서인지 소설이 출간되었을 때 무척 낯선 느낌이었다. 그런 피아노 선율을 어떻게 글로 표현할 수가 있나 싶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오히려 글로 표현된 선율을 영상으로 실현시킨 영..

보고 듣고 2020.01.06

영국 미스터리 기행 - 와카타케 나나미

https://twitter.com/dimentito/status/966146080881520640 중 몇가지를 정리한 것 1. 맛있는 미스터리 '티타임의 공포' (https://twitter.com/dimentito/status/983391913062555648 이제껏 수백번 영국 티타임에 관한 글을 읽었는데 그중에는 재미있는 것도 있었지만 ‘난 말이지 차에 관해서는 까다로워, 내가 경험한 티타임이야말로 최고라고, 난 영국을 속속들이 알거든’ 같은 글도 많아 짜증이 난터라 영국 여행기를 내게되면 차에 관해 쓰겠다! 고 결심했다. 먼저 차 잎은 인도산이어야 할 것. 그것도 속이 쓰릴 정도로 진해야 한다. 옅은 차는 독을 넣어도 금방 들통나기 때문이다. 또 아무리 진한 차라 해도 스트리크닌(*쓴맛과 독성이..

치아키 전뇌탐정사 해설+관련 에세이

기타모리 고 말미에 실린 해설 '명수의 알려지지 않은 주브나일' 필자는 아시베 다쿠. *위키에 따르면 주브나일(juvenile)이란 틴에이저를 대상으로 한 수식어로 일본에서는 1970년대에 쓰였지만 21세기 들어와서는 쓰지않게 되었다. 영미에서는 영어덜트 픽션 또는 주브나일 노블(or 픽션)로 부르고 있으나 일본에서는 주브나일로만 쓴다. -요약 버전 기타모리 고의 저작 중 이색적인 작품으로 알려진 는 미스터리 달인이자 교묘한 기법으로 이름 높은 작가가 남긴 유일한 주브나일 연작 단편집이다. 에도가와 란포의 괴인 이십면상 시리즈를 비롯해 많은 탐정소설 작가가 소녀소년을 대상으로 작품을 썼지만 아쉽게도 어린이들의 관심은 만화로 쏠렸고 그에따라 활자 기반의 잡지는 점점 감소하는 추세다. 그런 와중에 이런 소설..

[人人身上] 진유진의 대만이야기 2 '훈남 유명인사 이연희'

대만 최초로 미국 유학을 간 이연희(李延禧)라는 인물이 있다. 1910년 전후 중앙연구위원장을 역임한 호적(胡適 *문학가, 사상가)이 코넬대학 농학부에 입학할 무렵 이연희는 이미 뉴욕대학 상과학위를 받고 타이베이로 돌아올 준비를 하고 있었다. 호적은 13살 때 이미 부모가 혼사를 정해둔 터라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뒤 26살에 결혼했다. 한편 이연희는 마흔살때까지 독신이었다. 아저씨라고 불려도 좋을 나이지만 이연희는 괘념치 않았다. 왜냐하면 그는 가문, 재산, 용모 어느것 하나 빠지지 않는 대만의 독신 귀족이었다. 사람들은 그가 결혼하지 않은 것에 대해 다들 이상하게 여겼다. 이연희의 할아버지 이춘생은 1890년대부터 1920년대에 걸쳐 대만 최고 부자였다. 차(茶) 사업으로 재산을 일군 이춘생은 타이베이..

[人人身上] 진유진의 대만이야기 1 '고현송의 다이아몬드 도난사건'

원제는 로 저자는 진유진(陳柔縉) 찬로진으로 발음해야 할 듯 싶지만 그냥 한자발음대로. 일본에는 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아마노 겐타로 번역. 진유진은 1964년 대만 운림(원린) 출신으로 정치부 기자를 거쳐 현재는 컬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인물. -목차는 1장 일본통치시대의 대만과 사람들, 2장 모더니즘 대만의 사건부, 3장 도쿄에서 탐구하는 대만사. 사진과 에피소드로 보는 1895년~1945년까지 시기를 담고 있다. 19세기 남아프리카에서 광맥이 발견된 이후 다이아몬드는 왕가나 귀족뿐 아니라 일반 시민도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는 존재가 되면서 세계적으로 유행이 되었고 여기저기서 광맥을 채굴 하기에 이르렀다 . 20세기 전반 대만에는 그와같은 유행은 없었지만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사건이 있었다. ..

[코즈모폴리턴 진순신]2 생계를 위해 작가의 길로

원본링크: https://www.sankei.com/west/news/181224/wst1812240001-n1.html 【石野伸子の読み直し浪花女】複眼のコスモポリタン陳舜臣(2)朱服點頭名漸馳 生計のため作家に 大ペルシャ詩を訳す夢 「回顧」と題する陳舜臣の漢詩がある。還暦を迎えたとき、自分の人生を詠んだもので自作漢詩集『風騒集』に収められている。七言律詩という形式で、7文字で1句をなし、2… www.sankei.com 진순신이 지은 한시 중에 '회고(回顧)' 라고 하는 시가 있다. 환갑 때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지은 한시집 에 수록되었다. (*사전에 의하면 풍은 의 국풍이고 소는 의 이소(離騒 : 근심을 만난다는 뜻으로 초나라 굴원이 지은 부(賦)의 이름으로 반대파의 참소로 인해 조정에서 쫓겨나 임금을 만날 기회를 잃은 시름..

[코즈모폴리턴 진순신]1 마른풀의 뿌리

원본기사: https://www.sankei.com/west/news/181211/wst1812110019-n1.html 【石野伸子の読み直し浪花女】複眼のコスモポリタン陳舜臣(1)台湾ルーツ「枯草の根」 語学研究所を辞め16年 陳舜臣(ちん・しゅんしん)は中国の歴史小説を数多く書いた。作品はいまも店頭にずらりと並び版を重ねている。中国語の原典を読みこなす語学力、歴史を解読する考察力、ド… www.sankei.com 수많은 중국 역사소설을 쓴 진순신은 90세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고베 시에 살았고 고베를 사랑한 작가였지만 작가 인생에서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시기는 전쟁 전 오사카에서 공부던 때. 본격적인 진순신 월드에 들어가기 전초전으로 오사카 어학 연구소에 있었을 때 이야기 진순신의 글이 처음으로 실린 것은 1945년 오사카 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