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둘러싼 모험

[코즈모폴리턴 진순신]2 생계를 위해 작가의 길로

디멘티토 2019. 4. 26. 09:58

원본링크: https://www.sankei.com/west/news/181224/wst1812240001-n1.html

 

【石野伸子の読み直し浪花女】複眼のコスモポリタン陳舜臣(2)朱服點頭名漸馳 生計のため作家に 大ペルシャ詩を訳す夢

「回顧」と題する陳舜臣の漢詩がある。還暦を迎えたとき、自分の人生を詠んだもので自作漢詩集『風騒集』に収められている。七言律詩という形式で、7文字で1句をなし、2…

www.sankei.com

진순신이 지은 한시 중에 '회고(回顧)' 라고 하는 시가 있다. 환갑 때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지은 한시집 <풍소집(風騒集)>에 수록되었다. (*사전에 의하면 풍은 <시경>의 국풍이고 소는 <초사(楚辞)>의 이소(離騒 : 근심을 만난다는 뜻으로 초나라 굴원이 지은 부(賦)의 이름으로 반대파의 참소로 인해 조정에서 쫓겨나 임금을 만날 기회를 잃은 시름을 읊은 서정적 대서사시)로 풍소는 시의 모범이 된다는 점에서 유래하여 시를 짓는 다는 의미가 되었다고)

칠언율시는 7글자가 1구를 이루며 2개의 구가 모여 한 연(聯)이 된다. 첫째와 둘째 구를 수련이라고 하는데 '회고'의 수련은 다음과 같다.

'젊은 시절 나는 풍아함을 동경하는 마음이 있었지만 격동의 시대를 만나 타향에서 공부하는 불안정한 나날을 보냈다'

셋째와 넷째 구인 함련(頷聯)에는 자신의 청춘에 대해 이렇게 읊고 있다.

'청춘은 미처 깨닫기도 전에 지나가 버렸다. 사람들은 나를 알아주지 않았고 나 역시 때가 지남을 깨닫지 못했다. 문학상을 받고 겨우 이름을 알렸으나 황혼기를 맞이하고 있었다.'

青春過隙無人覚
朱服點頭名漸馳

한시의 함축력은 깊다. 작가가 쓴 해석에 의하면 기다림의 시간이 길어진 것에 대해 탄식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진순신이 작가로 데뷔한 때는 1961년 37살 때 일이다. 황혼기를 맞이했다는 표현이 좀 지나치긴 하지만 빠른 데뷔는 아닌 셈이다. 전쟁이 끝나고 그는 한동안 아버지의 일을 도우며 틈틈이 글을 썼다. 고베시의 '진순신 아시아 문학관' 관장으로 있는 장남 진립인은 밤늦게까지 책상을 마주하던 아버지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어렸기 때문에 아버지가 뭘 쓰고 있는지는 몰랐지만 열심히 공부하는 분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럼 진순신은 책상에 앉아 뭘 쓰고 있었을까. 전쟁으로 인해 연구자의 길을 갈 수는 없었지만 여전히 좋아하는 어학 연구에 매진하고 있었다. 모교의 설립 7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기고한 글 '서남 아시아어 연구소 시절' 에서 진순신은 다음과 같이 술회했다. '인도어 사전 편찬 작업을 그만둔 건 잘한거라 생각한다. 인도와 파키스탄이 분리되어 독립 한 후 각각의 언어가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그런 후 진순신은 페르시아어 연구에 몰두했다. 대학교 2학년 때 페르시아어 강의가 개설되어 11세기 시인 오마르 하이얌(*위키에 따르면 페르시아의 수학자, 천문학자, 철학자, 작가, 시인. 이항정리를 증명했고 그가 만든 달력은 16세기에 나온 그레고리 달력보다 더 정확했다고. 3차 방정식의 기하학적 해결을 연구. 시집 《루바이야트》는 후에 에드워드 피츠제럴드가 영어로 번역하여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을 접하고 <루바이야트>에 매료되었기 때문이다. 하여 페르시아어 원전 번역을 하기 시작했다. 작업은 연구소를 그만둔 뒤로도, 출판으로 이어지지 않아도 묵묵히 이어졌다. 2004년 드디어 염원이 이루어져 <루바이야트 오마르 하이얌>라는 제목으로 책이 출간되었다. 하지만작업을 하고 있던 때는 시 번역으로 가족을 부양할 수 없음은 자명한 일. 그리하여 창작 활동으로 눈을 돌린다. 문학상에 응모하기로 한 것이다. 작가 데뷔 후 대담에서 당시 썼던 습작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진순신은 정식 출간하기로 한 작품 이외에는 발표할 마음이 없다는 말을 했다고. '진순신 아시아 문학관'에는 미처 정리되지 못한 자료가 많이 남아있어서 습작시절 글도 볼수 있을거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아들 진립인은 '미발표 작품과 일기는 절대 세상에 내놓지 말라는 아버지의 엄명이 있었다'며 웃었다.

그렇게해서 진순신은 미스터리를 쓰기로 결심한다. 한 때 아픈 아내를 간호하며 잡지에 실린 가벼운 읽을거리에 눈을 돌렸을 때 자기라면 좀더 재미있는걸 쓸 수 있겠다고 생각했던게 계기가 되었다고. 진순신은 어려서부터 독서를 즐겼는데 고베에서 탐정소설은 독특한 형태로 발전했다. 항구 도시 특성으로인해 외국 선박을 통해 많은 탐정소설이 들어온 것이다. 요코미조 세이시도 고베 출신이다. 진순신은 에도가와 란포에 빠졌고 대학시절 영어 수업에서 코난 도일을 접하게 되었다. 원서로 읽던 시절도 있었다. 그렇게 해서 개성적인 중국인 탐정이 활약하는 작품이 탄생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