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둘러싼 모험

오토 펜즐러의 크라임 칼럼 <맨헌트> 비화

디멘티토 2020. 1. 6. 22:27

미스터리 매거진에 정기적으로 기고하는 오토 펜즐러의 칼럼 원제목은 '크라임 칼럼'이다. 하지만 내용이 늘 허무해서 개인적으로 허무한 칼럼이라 부르고 있다. 간혹 재미있을 때가 있긴 하지만 그래봐야 새발의 피다(야박한가. 하지만 어쩔 수 없다) 하여 여기서는 계속 허무한 칼럼이라 부르겠다. 근데 이번호 내용이 조금 재미있다. 제목에 쓴대로 하드보일드 잡지 <맨헌트>의 비화에 대한 내용이다.

역사적으로 유명한 하드보일드 잡지라 하면 <블랙 마스크> *1920년 기자 헨리 루이스 멘켄(Henry Louis Mencken)과 드라마 비평가 조지 진 네이선(George Jean Nathan)이 창간한 펄프 잡지 겠지만 그와 쌍벽을 이루는 잡지가 1952년부터 1967년 사이에 발행된 <맨헌트> 이다(표지들이 하나같이 천박해서 그나마 좀 나은걸로 가져왔다). <베스트 오브 맨헌트>는 여기에 실린 작품 중 39편을 모은 것이다. 그런데 거기에 빠진 작가들이 몇명 있는데 의외인 사람도 있다. 예를들면 레이먼드 챈들러, 로스 맥도날드. 하지만 이는 편집자의 실수라기 보다 저작권을 확보하기가 힘들어서 그랬을거라고. 앤솔러지에서 흔한 일이다. 그런데 책에 실린 짧은 정보에 의하면, 본래 맨헌트는 <엘러리 퀸 미스터리 매거진>과 마찬가지로 <미키 스필레인 미스터리 매거진(Mickey Spillane's Mystery Magazine)>으로 할 예정이었다는 것(오토 펜즐러도 처음 알게 된 사실이라고 함)

당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던 스필레인의 작품은 더튼(Dutton) 출판사에서 판권을 가지고 있었는데 더튼 측에서는 장편 소설 수백만부가 팔린 작가에게 단편을 쓰게 하는건 시간 낭비라고 생각했다는 것. 하여 맨헌트 측에서 2만5천 달러(현재로 치면 23만 7천달러)를 주고 중편 <쫓기는 남자>를 사와 스필레인의 이름을 내걸고 4회에 걸쳐 실었다고. 맨헌트의 경향은 말그대로 터프하고 리얼한 이야기인 하드보일드로 다른 잡지에서는 보기 드문 컨셉이었다.
여기까지가 맨헌트 비화였고 그다음부터는 셜록 홈스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