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처음 접하게 된건 친구를 통해서였는데 순전히 제목에 끌려 봤다.
물론 피아니스트라는 제목의 영화가 있지만 이건 전설이 붙었으니까.
보고나서야 폭풍우 치던 밤 나인틴헌드레드가 맥스를 옆에 두고 피아노를 치는 장면이 유명하다는걸 알게 되었다(친구가 이야기 해주기도 했지만)
그렇게 스쳐 지나간 영화였는데 잘 가는 영화관 상영 목록에 떠서 오랫만에 다시 봤다. 안그래도 큰 화면으로 보고 싶었거든. 비록 영화관 스크린과 사운드가 썩 좋다고는 할 순 없지만 그것만 해도 어디인가.
그 사이 원작도 출간되었던 터였다. 영화로 먼저 접해서인지 소설이 출간되었을 때 무척 낯선 느낌이었다. 그런 피아노 선율을 어떻게 글로 표현할 수가 있나 싶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오히려 글로 표현된 선율을 영상으로 실현시킨 영화 쪽이 대단해 보인다.
가령 노베첸토가 지하에서 올라와 처음 연회장에서 피아노를 치게 된 장면.
(오디오에서 단조롭고 느린 매혹적인 피아노 연주가 흘러나온다)
(중략)
(오디오에서 폭풍 소리가 들린다)
바다가 잠에서 꺠어났다/ 바다가 탈선했다/ 하늘을 향해 물을 내뿜는/ 폭발한다/ 씻어낸다/ 바람에게서 구름과 별을 걷어낸다/ 언제까지/ 미쳐 /날뛸지/ 아무도 모른다/
(중략)
우리가 알던 바다를 원해요
고요하고
빛나며
수면 위로
날치가
날아다니는
바다를 돌려주세요.
그리고 그 유명한 폭풍우 속 연주 장면
"날 믿는다면, 어서 풀어요"
미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난 고정쇠를 풀었다.
"겁먹지 마요"
그는 연주를 시작했다.
(피아노 솔로가 시작된다. 왈츠처럼 은은하고 감미롭다. 배우를 태운 피아노가 휘청거리기 시작하고 무대를 휘젓고 다닌다. 배우가 이야기를 이어갈수록 무대 뒤 장막에 닿을 정도로 움직임이 더욱 커진다)
아무것도 모른채 영화로 처음 접했을 때와 원작을 읽고 난 후 다시 접한 노베첸토.
이 장면에 이르자 눈물이 핑돌았다. 그 장면이 이렇게 재현된거구나.
그리고 음반을 녹음하면서 창밖에 비친 여인에게 반하는 장면도.
다시 보게되어 참 반가웠다.
새해 처음으로 본 영화(1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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