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녀온 지 일주일도 더 넘었는데 포스팅을 하지 못한 이유는 엉성하게 찍은 사진을 정리하지 못해서다. 바쁘기도 했지만 하려고들면 못 할 것도 없었는데 일단 손을 대기가 귀찮았고 트위터 헤더 등 다른 것부터 손보느라 외면하고 있었다.
서울공예박물관은 처음인데, 사는 곳에 이런 박물관이 있다면 자주 올 것 같았다. 다른 건 그렇다쳐도 서울살이를 바라는 이유는 이런 전시회나 문화 행사를 접할 기회가 많다는 것이다. 서울에 살면 공예박물관도 틈날 때마다 보러 왔을것이다.
시각적 즐거움만 충족하는 그림과 달리 공예품은 일상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이 되기 때문에 다각도로 볼 수 있어 좋다. 건물이 유기적으로 이어져서 우왕좌왕 했는데 휘휘 둘러보기 좋다. 흥미로운 소품이-소유욕이 강하게 드는-꽤 많았다. 옛날 사람들은 이런걸 입고 썼구나.
당의는 색감도 곱지만 옷선에서 주는 매력이 상당하다. 직선과 곡선의 어우러짐이 절묘해서 감탄하게 되는데, 실용성과 미의식 조화의 극치라 해도 좋을 것이다. 난 사실 한복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도포는 입어보고 싶다) 정말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내 취향에 대해 좀 더 확실하게 깨달았는데, 아름답지만 난 나전칠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으며 도자기보다 은제 도구같은 금속류의 소품을 더 좋아한다는 것이었다. 특히 마음에 든 것은 작고 귀여운 은제 장식품들이었는데, 손재주가 있으면 만들고 싶은 욕구까지 들었다.
그렇다해도 각기 다른 소재에 화려한 기법으로 만들어진 공예품을 보는 것은 늘 즐겁다. 이토록 멋스러운 가재도구를 쓰고 있노라면 물욕이 끝도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각종 기법 설명은 늘 집중해서 보곤 한다.
하지만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망댕이 가마였는데, 동영상과 다양한 사진 자료가 있어서 관심있게 봤다. 사이트에도 있을 줄 알았더니 없어서 좀 아쉽다. 그런대로 웹에서 검색한 결과에 따르면,
망댕이는 가마 지붕을 아치형으로 만들 수 있도록 원기둥 모양으로 만든 일종의 벽돌로, 지역 토질에 따라 성질이 다르다. 가장 좋은 것은 문경의 점토와 경남 산청에서 생산되는 내화토 성분의 산청토가 배합된 것. 문경에서는 도자기를 천오백도 이상의 고온에서 굽는데, 엄청난 고온에도 잘 버티는 것은 가마 재료인 이 망댕이 때문이라고.
전시회에서 소개된 영상은 망댕이로 가마를 만드는 과정이었는데 마침 블로그에 잘 소개되어 있었다.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isHttpsRedirect=true&blogId=fluiles&logNo=220827685378
그외에 흥미로운 내용의 기사도 있었다.
https://www.yeongnam.com/web/view.php?key=20120427.010340759370001
'그림과 함께'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프리다 칼로 사진전 (2) | 2023.04.04 |
---|---|
테이트 미술관 특별전 '빛' (0) | 2022.05.19 |
러시아 아방가르드: 혁명의 예술전 (0) | 2022.04.12 |
다가 신의 동판화-에도가와 란포의 세계 (0) | 2022.04.05 |
에밀 놀데 (0) | 2022.04.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