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듣고

러시아 아방가르드: 혁명의 예술전

디멘티토 2022. 4. 12. 16:44

이번 주로 막을 내리는지라 기록 차원에서 짧게.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개최되는 전시회는 호안 미로를 빼면 그다지 인상에 남지 않는다(사실 호안 미로도 딱히 좋다는 느낌은 없었다) 항상 느끼는거지만 이곳의 전시회는 뭔가 산만한 느낌을 준다. 동선도 어딘가 어수선한 감이 있고 주제별로 묶어놓는 방식이 효과적이지 못하다. 전시 품목만 따지면 상당히 괜찮은 편인데 부가적인 요소가 받쳐주지 못하는 느낌이다. 전시회에서 이런 점은 상당히 중요하다. 작품별로 주제를 어떻게 묶고 동선을 짜는 일은 큐레이터의 몫일텐데 적어도 여기서만큼은 한 번도 만족한 적이 없다. 그리고 몇 번의 경험을 통해 이곳에서 열리는 전시회는 어쩐지 기피하게 된다. 이번에는 러시아 미술이라 갔는데 솔직히 별 감흥이 없었다. 그래서 보는둥 마는둥 대충 훑어보고 나왔다.

가장 눈에 띈 작품은 베니아민 에이게스(Вениамин Эйгес)의 <거리, 습작>으로 거친 붓터치와 색감이 마음에 들었다. 러시아 화가들의 색감은 독특해서 감탄을 불러 일으키는데, 베니아민 에이게스의 색감은 인상파적인 면모가 두드러진다. 그런 부분에 친숙함을 느껴서인지 한눈에 들어왔다. 나머지는 별다른 감흥을 주지 못했다.


오히려 2전시실에 마련된 영화 코너가 흥미로웠는데, 큰 벽면에 다큐멘터리 영화가 상영되고 있었고 맞은편 벽에 쪼르륵 설치해 둔 태블릿에서는 각기 다른 영화가 상영되고 있었다. 그 중 지가 베르토프(Дзига Вертов)의 키노 아이(Kino Eye)가 눈에 들어왔다.

찾아보니 러시아의 다큐멘터리 영화감독으로, 영화를 일종의 프로파간다로 보았으며 키노 프라우다라는 다큐멘터리시리즈를 제작하였다. 영화를 만드는 사람은 카메라의 눈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아야 한다고 주장하였고, 이러한 주장은 후에 누벨바그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출처:위키피디아 https://ko.wikipedia.org/wiki/%EC%A7%80%EA%B0%80_%EB%B2%A0%EB%A5%B4%ED%86%A0%ED%94%84 )

"예술이란 역사적 투쟁을 반영하는 거울이 아니라 투쟁의 무기" 라는 명언도 남겼군. 마침 유튜브에 전체 영상이 올라와 있었다.

Vertov Dziga Kino Eye (1924)
https://youtu.be/hDW9cBSmMg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