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화가나 작품을 좋아하게 되는 이유 중 하나는 자신의 삶을 겹쳐보기 때문일 것이다.
처음 보는 그림인데 왜 그런지 알 수 없지만 본능적으로 끌리고 주의 깊게 살펴본다.
그리고 작품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 찾아봤을 때 비로소 그 이유를 알게 된다.
내 경우는 고통과 슬픔이었다.
비록 같은 상황에 처해 본 적은 없을지라도 그가 느낀 슬픔과 고통, 절망을 이해할 수 있을 때.
그리고 그 아픔에 깊게 동화될 때.
놀데의 풍경화를 보고 있노라면 그의 슬픔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뭉크의 그림을 병든 아이를 봤을 때도 그랬다.
병든 기색이 완연한 소녀와 그 옆에서 절망의 몸짓을 내보이며 슬퍼하는 엄마.
엄마의 모습을 보고 아이는 이제 죽음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걸 깨닫는다.
모든 희망이 꺼지고 슬픔만 남는다.
원색으로 어우러진 놀데의 수채화 풍경은 색이 선명하면 선명할수록 슬픔도 짙어간다.
애써 감춘 절망은 그렇게 색에 녹아들며 점점 더 뚜렷하게 드러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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