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곡이라도 연주자마다 다른 음을 내는건 당연할진대 유독 귀에 들어오는 날이 있다.
오늘 아침 '출발FM과 함께'에 나온 베토벤의 비창은 이고르 레비트 버전이었다. 이 곡은 드라마를 통해 각인된 것도 있어서 그후로 주의를 기울이게 되는데 오늘은 더 그랬다. 이고르 레비트는 이름만 들어 알고 있었지 신경 써서 들은 적이 없는데 피아노를 치고 싶게 만드는 연주자였다. 적어도 오늘 아침에는 그랬다.
한 음 한 음 똑 부러지듯 명확한 연주때문인지 비창 특유의 애틋한 감상에 젖을 틈이 없었다. 아니, 그런 감성을 거부하는 것처럼 들리기도 했다. 스스로를 운동가(Activist Mensch)라고 칭하는 이답게 연주 또한 역동적인 느낌을 줬는데 그러면서 묘하게 정적이고 왠지 모를 공허함이 스며있다. 그 스치듯 지나쳐간 공허함이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고 애조를 자아내는 것 같다. 그나저나 앨범 표지는 좀 부담스럽네.
https://youtu.be/JiHQwmb0Dw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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