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마지막 편이다. ㅎㅎㅎ https://r.nikkei.com/article/DGKKZO61593210W0A710C2BE0P00?unlock=1&s=3
내가 인터넷 경매를 시작한 때는 2002년 가을이었다. 흑과 백의 색조에, 환상적이며 기묘한 느낌이 드는 그림이 출품되어 천 엔부터 시작되었다. 이시다 모쿠라는 들어본 적도 없는 이름이었다. 인터넷을 검색해도 단 한 작품도 히트된게 없었다. 이 화가는 도대체 누구인가.
경쟁 상대도 적어서 종료 될 무렵에는 만 엔 정도로 올라갔다. 조마조마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뭐, 이 가격이면 돈 버린셈 치면 되지 하고 끝나기 직전 입찰해 1만 4,700엔에 낙찰되었다.
배달 된 그림을 보고 이 화가의 실력이 저평가 된 게 아닌가 싶었다. 신기하게도 그 후 이 화가의 그림이 차례차례 경매에 나왔다. 수집가가 내놓은 것인지 화랑이 재고 처리용으로 방출한 것인지 알 수 없다. 아무리 비싸도 3만엔에 못미쳐서 싼 가격에 거둬들일 수 있었다.
나는 그림 수집과 동시에 이시다 모쿠가 누구인지 계속 찾아보고 있었는데 우연히 알게 된 지인 화가로부터 그가 1984년에 사망했다는 정보를 들었다. 그리고 요코하마에 사는 모쿠의 부인을 찾아 그가 70년대 초기에 니카회(二科会 *일본 미술가 협회)에서 특선을 받고 활동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인터넷이 생기기 전인 60년대부터 80년대는 그렇게 옛날은 아니지만 검색을 해도 정보가 전혀 나오지 않을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나는 그 뒤에 이시다 모쿠가 태어난 곳인 아키타현 요코테 시를 찾아가 집에 잠들어 있는 대작들을 보고 박력에 압도되었다. 모쿠를 알게 된 후부터 그의 족적을 쫓는 과정은 그야말로 미스터리 자체였기에 2005년에는 분슌에서 <모쿠의 방>이라는 미술 미스터리도 냈다. 덩달아 2007년에는 분슌 화랑에서 이시다 모쿠 전을 개최했고 2018년에는 긴자의 바닐라 화랑에서 두 번째 전시회를 가졌다.
현재 내가 소유한 이시다 모쿠 작품은 100호 다섯 점을 포함해 전부 60점이다. 작업실 두 방을 이시다 모쿠의 <흑>으로 채웠다. 죽을 때가 되면 어딘가 미술관에 기증하고 싶지만 이런 불황 하에서는 어려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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