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듣고 22

루이스 웨인의 전기적 삶

영화는 루이스 웨인이 아버지를 여의고 집안의 가장이 되어 어머니와 다섯 여동생들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스무살 때부터 시작한다. 어린 시절 이야기는 평생 트라우마가 되었던 배를 타고 가다 생긴 사건을 보여줄 때 간간이 설명하는 식이다. 전기 영화이지만 어린 시절부터 다루지 않음에 아쉬움이 남지 않는다. 영화에서 주어진 정보 만으로도 그의 어린 시절이 어땠을지 충분히 상상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위키에 나온 내용을 조금 덧붙이자면, 그의 아버지는 직물상이었다. 영화에서 루이스 웨인이 (나중에 아내가 될) 가정교사 에밀리의 파란 숄을 눈여겨 보고 멋지다고 칭찬하는 장면이 있는데 직물상이었던 아버지 덕분에 어려서부터 옷감에 대한 안목을 길렀기 때문일 것이다. 에밀리는 죽기 전 날 숄 조각을 루이스의 일기..

보고 듣고 2022.04.11

밀 힐렐스의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1번

요새 한동안 새벽에 명명을 듣지 않았는데 어제는 재즈수첩 듣다가 이어폰을 낀 채로 잠이 들었고 명명의 마지막 곡인 브람스의 피아노 협주곡 1번 중간쯤에 깼다. 깰 때가 되어서 그런 건지 치프라 때처럼 연주에 깬 건지 알 수가 없다. 아무튼 잠에서 깨니 중반을 향해 달리고 있었고 꿈과 현실을 오가며 들리는 연주가 묵직하게 내려앉았다. 예밀 길레스는 소련의 오데사 태생으로 현재는 우크라이나에 속하는 지역이다. 우크라이나어로 하면 예밀 길레스가 아니라 밀 힐렐스다. 하지만 예밀 길레스로 부르고 있고 명명 진행자 역시 그 이름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런 면에 있어 이 진행자는 고집스럽다. 위키에도 길렐스라 표기하고 있는데 메모 부분에 힐렐스로 번역되기도 한다는 말이 있다. 우크라이나 태생인 점을 고려하여 여기서는..

보고 듣고 2022.04.11

프로코피예프의 바이올린 협주곡 2번

며칠 전 새벽에 명연주 명음반을 듣다가 이 곡이 흘러나왔다. 잠결이라 반쯤 무의식 상태였는데 정신이 번쩍 들었다. 처음부터 그런건 아니고 중간에 요정의 음악같은 부분에서 그랬다. 프로코피예프는 리흐테르의 회고록에서 처음 알게 되었는데 아내 미라와 함께 한 사진을 보며 피에로같다는 인상이 들었다. 회고록에서는 2번 협주곡에에 대해서는 별 말이 없다. 리흐테르가 좋아한 곡은 1번이기 때문이다. 잠깐 언급되는 2번은 보리스 골트슈테인 연주다. 그래서 찾아봤더니 다행히 블로그에 이 곡에 대한 이야기가 잘 나와 있었다.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isHttpsRedirect=true&blogId=korature&logNo=221499768988 블로그에서는 '오랜 망명..

보고 듣고 2022.04.05

[영화] 미결처리반 Q 시리즈

작성:2017년1월5일 ‘특별 수사반 Q’ 라고 새겨진 놋쇠 문패가 걸린 문은 이음새가 분리된 채 기다란 지하실 복도를 따라 설치된 난방관에 기대어 있었다. 지금쯤은 사무실 모습을 갖추었어야 할 방 안에는 여전히 반쯤 페인트가 찬 양동이 열 개가 강한 냄새를 풍기며 놓여 있었다. 천장에 매달린 네 개의 형광등 때문에 방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심한 두통이 밀려왔다. - 중략- 지하실 복도에서도 끄트머리인 그의 사무실 부근에서는 사람 그림자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곳은 사람은 물론이고 햇빛과 공기조차 들지 않는 강제수용소를 연상시켰고, 세상과 완전히 동떨어져 있었다. - 중에서 잠입 수사를 하는 과정에서 과잉 진압으로 동료를 잃고 자신도 부상을 입게 된 칼 뫼르크는 병가 후 본래의 자리였던 강력..

보고 듣고 2022.04.05

[일드] 탐정의 탐정

작성: 2016년12월30일 탐정의 탐정은 2015년 여름 후지텔레비전에서 방영된 드라마로, 마쓰오카 게이스케의 소설 을 각색했다. 원작은 2014년 11월에 처음 출간된 이래 2편은 12월, 3,4편은 2015년 3,7월 발매라는 무척 빠른 간행 시기를 보인다. 기존 미스터리에서 다소 비현실적으로 묘사되며 양식화되었던 탐정업계를 다양한 자료 조사를 통해 현실적으로 그려낸 하드보일드 소설로 화제가 되었다. 또한 마쓰오카 게이스케 사무소에서는 이 시리즈를 정식으로 상표 등록까지 해놓았다. 소설에서 비현실적이었던 탐정업계를 현실적으로 묘사한다는 취지에 비롯되었는지는 몰라도 탐정을 탐정한다는 제목은 자못 의미심장하다. 이렇듯 화제를 모은 소설은 인기를 모으며 출간된지 1년만에 드라마화 되었다. 캐스팅 과정에서..

보고 듣고 2022.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