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짝 핀 벚꽃 숲 아래(桜の森の満開の下)' (1947)는 사카구치 안고의 단편 소설로 안고의 대표작 중 하나이며 설화적 분위기가 짙다. 국내에도 번역되어 나왔지만 생소하지 않을까 싶어 내용 소개를 하자면, 어떤 산마루에 산적이 살고 있었는데 지나가는 여행객의 금품을 강탈한 뒤 죽이고 동행한 여인이 마음에 들면 자신의 여자로 삼았다. 산적은 산이 자신의 것이라 여겼지만 딱 한 군데 벚나무 숲만큼은 두려워 했는데 벚꽃이 활짝 필 무렵 나무 밑에서 웅웅거리는 소리가 나면 미쳐버릴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았기 때문이다. 어느 봄 날, 그 날도 산적은 여행객을 덮쳐 죽이고 동행한 여인을 산채로 데려왔다. 남편이 죽는 모습을 봤음에도 여인은 산적을 무서워하지도 않고 이것저것 지시했다. 여인은 산적으로 하여금 산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