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둘러싼 모험

[대담] 요시카와 에리 X 나가오카 히로키

디멘티토 2022. 4. 5. 11:37

-2017년 작성 

 

 

경찰학교를 소재로 한 소설 작가 요시카와 에리 X 나가오카 히로키 대담

출처:가도카와 문예 정보 사이트

원문 링크는 여기

 

 

-작가소개

*요시카와 에리(吉川 英梨): 1977년 사이타마 현 출신. <여성 비밀 수사관 하라 마키> 시리즈, <신 도쿄 해상 경찰 시리즈> 등 다수의 저작을 발표.

*나가오카 히로키(長岡 弘樹) : 1966년 야마가타 현 출신. <귀동냥>으로 일본추리작가협회상 단편 부문 수상. 대표작으로 <교장(教場)> 시리즈가 있다.

 

2018, 작가생활 10주년을 맞이하는 요시카와 에리가 새롭게 내놓은 작품은 경찰학교를 무대로 한 경찰 미스터리 <경시청 53교장(警視庁53教場)> 제목으로 쓴 '교장'은 경찰학교의 반을 뜻하는 말로<교장>으로 시작해 시리즈 누계 46만부를 넘는 대히트작을 낸 나가오카 히로키와 경찰학교라는 소재의 매력에서 서로의 집필 방법까지.

*경시청 53교장은 교장에 대한 정의로 시작하는데 거기에 따르면 '교장은 경찰학교의 반으로 담당하는 교관의 이름과 함께 00교장이라 부른다' 고 나온다

 

 

교장을 무대로 한 두 개의 작품

 

-두분은 첫대면이신 것 같군요.

 

나가오카: . <경시청 53교장>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제가 모르는 정보가 많이 나와서 감탄하면서 말이죠(웃음) 경찰학교 소설로 강력한 라이벌이 나타났네요. 취재를 참 잘하셨더군요.

 

요시카와: 지인 중에 형사이신 분이 계신데 그분이 나카노와 후추의 경찰학교 두 곳을 알고 계셨거든요.

 

나가오카:그것 참 부러운 정보원이네요. 53교장은 시리즈화 되겠군요. 잘난 척하는 소리같겠지만 계속해서 써 주세요.

 

요시카와: 아뇨아뇨. 감사합니다. 교장 시리즈의 나가오카 씨와 대담이라니 설마했던 터라 만나게 되어 기쁩니다. 편집자로부터 받아들여 주실 것 같다는 말을 듣고 시간이 멈춘 것 같았습니다(웃음) 나가오카 씨의 소설은 행간에서 배어나오는 안정감이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쓸 때 균형을 못잡는 편이라 이런 안정감이 필요하거든요.

 

나가오카: 요시카와 씨의 문체는 박력있더군요. 이야기에 흡입력이 있습니다. 경시청 53교장을 쓰게 된 계기는요?

 

요시카와: 교장을 무대로 한 문고판 시리즈를 써보자는 의뢰를 받아 들인게 계기입니다. 이제껏 교장을 쓴 작가는 나가오카 씨 뿐이이어서 얼른 읽었습니다. 포스트잇을 붙여가면서요.

 

나가오카:감사합니다. 제 경우는 많은 작가들이 경찰 소설을 썼기에 아직 손 대지 않은 분야는 뭘까 찾다보니 진짜 교장 밖에 남아있지 않아서 였습니다. 솔직히 말해 반향이 그렇게 클 줄은 몰랐어요. 여지껏 아무도 쓰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요시카와: 경찰물인데 일상 미스터리적인 부분이 있는 것도 특이했어요. 견고함과 유연함의 경이로운 조합같은.

 

나가오카: 참고가 될만한 자료가 적어서 힘들었습니다. 첫번째 작품을 쓸 때는 경찰학교를 막 졸업한 경관들에게 이야기를 듣거나 모처의 경찰학교를 겉에서 둘러본 게 다입니다. 나중에 경찰교관으로 지낸 분이 쓴 책을 참고하긴 했지만 대부분은 상상으로 썼어요. 요시카와 씨에게 형사분을 소개받고 싶을 정도입니다(웃음)

 

 

캐릭터를 만드는 법

 

-나가오카 씨의 교장 시리즈에는 교관인 가자마 기미치카(風間公親) 라는 인기 캐릭터가 있습니다. 요시카와 씨의 경시청 53교장의 주인공 고미 교스케(五味京介) 에게는 어떤 인상이 듭니까.

 

나가오카: 고미는 경찰학교 시절부터 성적이 우수하고 인기많은 미남이죠. 현재는 수사1과에서 열심히 뛰고 있고요. 전형적인 히어로구나 생각하며 읽었더니 의외의 사실을 알게되면서 인상이 달라졌습니다. 놀람과 동시에 당했다 싶었죠. 새로운 타입의 히어로가 탄생한 듯 한. 캐릭터 만드는 방식이 굉장히 뛰어나더군요.

 

요시카와: 교장 시리즈의 가자마는 배경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잖아요. 결혼을 했는지 어떤지조차도요. 그런데도 어떤 이미지인지 알 수 있었어요.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최근에 나온 <교장 제로> 역시 가자마의 한쪽 눈이 멀게 된 에피소드는 나올게 틀림없을거라 생각해서 두근거리며 읽었습니다.

 

나가오카: 고미는 어떻게 해서 태어난 건가요?

 

요시카와: 먼저 주인공은 사건을 해결해야 하기때문에 수사능력은 절대적으로 뛰어나야 합니다. 그렇다고 완벽하면 또 재미가 없으니까 결점을 만드는 거죠. 그런 점을 이번 이야기 마지막에 넣었어요. 나머지는 즉흥적으로. 주인공의 이름은 획수로 따져 점을 쳐 보기도 하고 늘 염두에 둡니다. 연표도 만들고요. 세상이 이랬던 시기에는 이렇게 했겠지 라던가 첫 연애는? 어떤 부모 밑에 자랐는가 등. 플롯을 수십장이나 쓰는데 거기서 자유럽게 풀어가는 사이에 캐릭터가 완성되는 거죠. 본격적으로 쓸 때는 연도를 확인하지만 연표에 얽매이지 않고 각 캐릭터의 성격을 중요하게 여기며 쓰려고 해요. 나가오카 씨는 어떻게 하시나요?

 

나가오카: 제 경우는 마지막에 독자를 놀라게 하는 걸 목표로 삼습니다. 어디까지나 스포일러 중심이기 때문에 등장인물은 거기에 맞춰 생각합니다. 마지막에 제시되는 정보가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캐릭터를 만드는 거죠. 저는 전형적인 단편 타입이어서 마지막에 단번에 독자들을 놀래키고 싶습니다. 이야기보다 아이디어로 풀어가는 방식을 즐겨 씁니다. 아이디어 짜내는 걸 좋아하거든요. 골치 아프긴 해도요(웃음)

 

요시카와: 나가오카 씨의 작품을 읽고 있노라면 이런 아이디어를 참 잘 짜내는구나 하고 놀라곤 합니다. 실은 전 중,단편을 잘 못쓰거든요. 한가지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면 거기에 이런저런 살을 붙여 나가는 장편 쪽이 쓰기 쉬워요. 등장인물에게는 각자의 삶이 있으니까 관계가 먼 누군가 고꾸라지는 것만으로도 영향이 미칩니다. 파문처럼 퍼져 나가는게 인간 관계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점을 견고하게 응축시켜 씁니다. 그래서 결국은 길어지고 말죠. 솜씨있게 거둬 들이진 못합니다.

 

나가오카: 저랑은 정반대군요(웃음) 그러고 보니 <경시청 53 교장>을 읽고 있으면 한 사람 한 사람의 캐릭터 이면에 감춰진 사정을 알게 되어 의표를 찔리는 일이 몇 번이나 있었습니다. 특히 놀란 점은 히로노라는 캐릭터입니다. 아버지가 순직해서 다들 종기 다루듯 조심스러워 하죠. 경찰은 순직한 이의 가족에게 정말 약하구나 생각했습니다.

 

요시카와: 그 부분은 제 상상입니다. 순직자가 나오면 전국의 경찰에게 모금함을 돌린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거든요. 그래서 순직자의 아들이 경찰이 되면 분명 이렇겠구나 싶었던 거죠.

 

나가오카: 히로노는 순직자의 아들이라는 점을 방패로 내세워 방약무인하게 굽니다. 그런 한편 아버지를 매도했던 교관에게는 고맙다고 하죠. 그런 굴절된 처사가 굉장히 리얼하다는 인상이 남아 있습니다.

 

요시카와: 히로노가 학교 건물이 있는 고쿠라에 심취한 부분은 처음엔 없었어요. 쓰는 사이에 실은 히로노는 아버지를 증오하고 있을거라는 생각에 미쳤습니다. 그를 쓰러뜨려 줄 사람을 기다리고 있겠구나 싶었죠. 그래서 그 장면이 나온 겁니다.

 

성장을 묘사하는 교장

 

-교장을 무대로 한 소설의 매력을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

 

요시카와: 장르가 경찰물이면서 청춘 학원물같은 분위기가 배어 나오는게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미숙한 젊음의 실패나 제자 관계같은 점이요. 경찰 소설의 경우 한 사건을 통해 누군가의 성장을 그리는 점이 이상적이지만 주인공이 중년이면 이제와서 무슨 성장이야 느낌이라(웃음)

 

나가오카: <경시청 53교장>은 현재와 16년전을 교차하며 그리고 있잖아요. 그런 구성도 교장이기에 가능한 거라 봅니다. 교장을 나온 후에는 각자 어떻게 될까 같은 부분은 교장 시리즈를 쓸 때도 생각했거든요. 그 중에 한 예를 보여준 겁니다. 게다가 학교는 독자 누구나 경험을 했기때문에 사건 현장보다 친숙함을 느낄거라 생각합니다. <경시청 53교장>의 차기작은 드디어 현재의 교장이 무대가 되겠군요. 드디어 교미의 딸인 유이가 경찰관이 되겠구나 예상하고 있습니다.

 

요시카와: 아니, 그런가요? 아직 거기까지 생각하진 않았는데요(웃음) 등장인물은 작가가 예상을 뛰어 넘는 부분이 있기때문에 저도 아직 모르겠습니다.

 

나가오카: 어떤 전개가 될지 기대하겠습니다.